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 치매에 잘 걸리는 유형이 따로 있나요?
“걱정이 많은 사람, 소심하거나 성격이 예민한 사람, 살이 잘 안 찌는 사람이죠. 타고나기를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도 상대적으로 치매에 걸리기 쉽습니다. 이런 사람은 뇌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필요하면 카운슬링 같은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이런 사람들이 자신이 그런 과라는 걸 잘 몰라요. 그러니 도움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죠. 뇌 건강 관리 수칙 제 1조는 자기 자신을 잘 돌아보는 겁니다.”
그는 잘 살려면 기본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마다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업데이트를 하는 거죠. 저의 경우 의학은 너무 빨리 변하는 만큼 공부를 계속하고 다른 사람의 강의도 들으려고 노력해요. 세계의 뉴 트렌드도 살핍니다.”
📌 인지 능력을 유지하고 집중력을 향상하는 두뇌운동으로는 뭐가 좋나요?
“저도 실천하는 일기 쓰기입니다. 저는 30년가량 썼는데 자판을 두드리는 거보다 손으로 쓰는 게 좋아요. 손으로 쓰면 형용사를 골라 쓰기가 더 어렵죠. 이렇게 손으로 쓰면 수정을 할 때도 수정액을 사용하거나 선을 그어야 해 더 집중을 하게 돼요. 손 글씨는 힘 조절도 필요해 쓰는 동안 두뇌의 여러 부위가 활성화되죠. 손으로 쓰는 건 고도의 노동이자 뇌가 즐거워 하는 활동이에요.
무엇보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돼요. 저는 언짢은 일이 있는 날은 그 날짜에 쓴 과거 일기를 뒤적거려요. 그러면 더 힘들었거나 안 좋았던 과거와 맞닥뜨리게 되죠. 그래서 ‘지금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면서 안분지족(安分知足)을 하게 돼요. 일기를 못 쓰겠으면 책을 소리내어 읽거나, 신문 사설을 필사 또는 요약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몸으로 하는 운동은 어떤 게 좋나요?
“내 몸에 맞는 운동이 좋아요. 관절이 괜찮다면 걷는 운동을 강추합니다. 러닝 머신 걷기보다 밖에서 걷는 게 좋아요. 걸을 때의 환경이 변해야 뇌가 활성화되죠. 저의 경우 바빠도 운동시간을 반드시 확보해 하루 1만~1만5000보를 걸으려 노력합니다. 교통수단은 주로 버스를 이용하죠.
만일 건강 상태가 안 좋아 걷기 힘들면 스트레칭이라도 하는 게 좋아요. 수영도 좋고, 요즘은 파크골프 하는 사람도 있죠. 치매에 안 좋은 게 오래 앉아 있는 겁니다. 오랫동안 앉아서 유튜브를 보거나, 뇌에 좋다는 이유로 화투를 하는 게 가장 안 좋아요.
앉아 있기보다 몸을 자주 움직여야 합니다. 과거 초등학교 시절 40분 수업하고 10분 쉬었는데 이런 습관이 뇌에도 좋아요.”
그는 ▲유산소 운동에 ▲근력 운동과 ▲밸런스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세 가지 운동의 조합은 WHO의 권고 사항이라고 귀띔했다.
“65세 이상의 경우 이 세 운동의 바람직한 비율은 유산소 운동이 2, 근력 운동과 밸런스 운동이 각각 1이죠. 근육량은 늘린다기보다 젊은 시절의 수준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에요.”
김 교수는 휠체어를 타고 왔다 걸어서 나간 환자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노작곡가는 심근경색으로 들어와 중환자실에 2개월 있다 보니 아예 못 걷게 됐다. 대소변 실수를 하는 그에게 하루 10분이라도 걸어보라고 권했다.
“지금은 두 시간짜리 교향악 연주를 서서 지휘하고, 유럽 여행도 다녀요. 한때 가족이 요양원에 보내드려야 하나 고민하던 환자였죠. 기적이 따로 없어요.”
📌 휴식도 나름의 루틴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운동처럼, 나한테 맞는 휴식법을 찾아야 합니다. 멍때리는 게 맞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걷는 게 곧 휴식이죠.”
김 교수는 우리 사회의 베이비부머가 이전 세대와는 다른 뉴노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세대와 달리 많이 배웠고, 재산도 좀 있고,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벌 수 있으면 계속 버는 게 좋습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창출하려 노력하는 게 중요해요. 제 환자 중에 전기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이 있는 81세 노인이 있습니다. 계약직으로 여전히 일을 하시는데, 기억력에 자신이 없어져 일을 그만두시려 해 ‘그만두면 바로 치매 온다’고 제가 말렸어요.”
📌 나이가 들면 잠을 제대로 못 자는데요?
“수면의 질이 나빠지는 거죠.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의 노화가 빨라집니다. 바람직하기는 잠들기 3시간 전쯤 신체 활동을 해 몸을 약간 피곤하게 하고, 밤 8시~9시엔 잠자리에 드는 게 좋아요.
깊은 잠을 자게 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7시~10시에 나오기 때문이죠. 또 맑은 날 낮에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멜라토닌이 잘 분비돼요. 멜라토닌은 수면을 도울뿐더러 항노화, 항암, 항염증에도 관여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전에 유튜브를 보는데 이런 광 자극을 받으면 눈이 낮이라고 착각해 뇌가 멜라토닌 분비를 하지 않아요. 이렇듯 잠들기 전 환경도 중요합니다.”
그는 숙면을 취하지 못했을 땐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보라고 권했다. 전날 무슨 활동을 했고,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운동은 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다. 내가 뭘 잘못 먹는지도 체크한다.
“식단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나에게 맞는 좋은 음식을 먹어야 돼요. 평소 음식을 아무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먹으면 치매나 뇌졸중이 올 확률이 높아지죠. 음식도, 운동도 내 몸 맞춤이 필요해요. 만일 나쁜 습관이 들었으면 천천히 바꿔야 합니다. 또 깊은 잠을 자게 하는 수면제는 없어요. 얕은 잠을 오래 자게 할 뿐이죠. 수면제를 먹으면 멜라토닌 분비도 줄어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