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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앉아 있는 것이 '현대판 흡연'인 이유
👉 글 : 김재윤 / 재활의학과 전문의, 서울수정형외과의원 대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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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얼마나 오랜 시간 앉아있으세요?
진료실에서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운동 얼마나 많이 하세요?” 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대답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지는 않습니다. “매일 창경궁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오면 대충 한시간반 정도 됩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분이든, "아… 운동을 따로 하는 건 없는데..” 라며 죄지은 사람 마냥 수줍게 말하는 분이든, 어느 경우든 간에 질문을 듣자마자 바로 답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하루에 얼마나 오랜 시간 앉아있으세요?”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이게 무슨 질문이지?” 싶은 표정입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한번 잘 생각해보십시오. 하루 24시간 중 앉아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 것 같으신가요?”
"뭐… 많이 앉아있긴 한데… 한 5-6시간? 정도 앉아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가속도계로 실제 측정해보면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국내 연구들을 보면 한국 성인의 평균 좌식시간은 8시간을 훌쩍 넘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KHANES) 자료를 분석한 연구들도 7.5시간에서 8시간대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합니다. 여기에 연령을 60대 이상으로 제한하면, 하루 9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의 비율이 더더욱 높아집니다.
의자에서, 소파에서,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는 뜻입니다. 표면적으로는 퇴직 후 걱정 없는 편안한 노후의 모습처럼 보일지 몰라도, 신체 내부에서는 근육과 혈관이 하루 종일 대사적·기계적 자극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서서히 퇴화하는 상황입니다.
좌식생활 (Sedentary behavior)의 문제에 대해 가장 날카롭게 분석한 연구자가 바로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의 I-Min Lee 교수입니다. Lee 교수와 연구진은 지난 10여년동안 "Too Much Sitting” (“너무 오래 앉아있는다") 시리즈라 불리는 대규모 연구들을 통해 좌식생활의 독성을 과학적으로 해부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의 결론은 매우 직설적입니다.
“Sitting is the new smoking", 즉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현대판 흡연"과 같다는 것입니다.
Lee 교수 연수진은 2012년 발표한 논문에서 좌식시간이 하루 7시간을 넘기면 사망률, 심혈관질환, 암 발생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구간에 들어선다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고령층은 이미 그 수치를 넘어서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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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부족 ≠ 오랜 좌식생활
Lee 교수의 연구가 바꿔놓은 중요한 개념적 전환점 중 하나는, 바로 “운동을 하느냐”와 “얼마나 앉아있느냐”가 서로 독립적인 요소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건강을 운동 여부로만 판단합니다. 아침에 한 시간 걷고, 저녁에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타고 땀을 흘리면 “오늘은 건강한 하루였다”고 단정짓습니다.
하지만 Lee 교수의 연구는 다르게 말합니다. 운동 부족(Physical inactivity)은 중강도 이상의 활동량의 총량 부족을 의미하고, 좌식생활(sedentary lifestyle)은 에너지 소비가 거의 0에 가까운 상태가 하루 중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를 의미합니다. 운동량은 활동량의 상단을 평가하는 개념이고, 좌식은 활동량의 하단을 평가하는 개념입니다. 두 요소는 역학적으로 서로 독립적인 위험요인임이 Lee 교수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그 좌식생활의 독은 운동과 완전히 별개로 진행됩니다. 운동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라, 좌식생활의 독을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좋은 것(운동)을 하는 것만큼이나, 나쁜 것(좌식생활)을 피하는 것도 동등하게 중요합니다.”
“좌식생활”이라는 게 정확히 뭔가요?
가만히 앉아서 티비를 보는 것, 소파에 누워서 유투브를 보는 것,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는 것, 출근길에 버스에 앉아있는 것 등이 모두 좌식생활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서서 요리하는 것, 거실을 돌아다니며 집안일 하는 것은 좌식생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건 당연히 좌식생활에 해당하지 않겠지요.
좌식생활의 정의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MET (Metabolic Equivalent of Task)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MET (Metabolic Equivalent of Task)란, 어떤 활동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는지를 나타내는 국제 단위로, 쉽게 말해 “가만히 있을 때”보다 몇 배의 에너지를 쓰는지를 측정하는 단위입니다.
1MET =가만히 누워있기
1.2~1.5 MET = 앉아서 TV 보기
2 MET =서서 설거지 하기
3~3.5 MET =빠르게 걷기 (시속 4~5.5km)
6.0 MET 이상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
국제보건기구 (WHO) 가이드라인 상 1.5 MET 이하는 좌식생활, 1.6~2.9 MET는 저강도 운동, 3.0~5.9 MET는 중강도 운동, 6.0 MET 이상은 고강도 운동이라 칭하게 됩니다.
의학적으로 좌식생활은 “앉아있거나 /기대어 있거나/ 누워있는 자세”를 유지하며 "1.5 MET 이하의 매우 낮은 에너지 소비 수준”을 충족시키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전신 근육이 거의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로 매우 낮은 에너지 소비 수준을 유지하는 상태입니다. 오늘 하루 딱히 나가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하루종일 소파에 누워서 유투브를 보는 사람과, 하루종일 집안일도 하고, 요리도 하고, 설거지도 하는 사람과는 좌식생활의 정도가 제법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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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식생활”이 왜 나쁜가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대사기관은 근육입니다. 서 있기만 해도 허벅지, 엉덩이, 종아리 근육은 끊임없이 가벼운 수축을 하며 혈당과 지방을 처리합니다. 그런데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는 순간 하지 근육의 저강도 수축이 거의 0게 가깝게 줄어듭니다.
이를 보여준 생리실험 연구들은, 근육 활동이 줄면 지방을 분해·처리하는 핵심 요소인 LPL (Lipoprotein lipase)의 활성도가 수시간 내에 크게 감소하며, 일부 실험에서는 최대 80% 가까이 낮아지는 변화를 관찰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식후 혈당은 더 크게 오르고 더 오래 머뭅니다. 혈중 지방은 잘 치워지지 못하고 혈관에 찌꺼기를 계속 남깁니다. 단 2~4시간의 좌식만으로도 대사 스위치가 “OFF”로 내려가는 셈입니다.
혈관 기능도 빠르게 손상됩니다. 실험에서 사람을 3시간동안 꼼짝 못하게 앉혀두고, 대퇴동맥의 흐름매개확장 (FMD)를 측정하면 30~50% 가까이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연구들이 반복적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혈관은 끊임없는 움직임과 흐름을 통해 젊음을 유지하는 기관입니다. 흐름이 줄면 전단응력 (shear stress)이 낮아지고,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하며, 혈관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단단해집니다. 혈압약을 잘 먹어도,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 만큼은 혈관이 매일 조금씩 늙어갑니다.
더 무서운 사실은, 총 좌식시간보다 연속 좌식시간 (sedentary bouts) 이 더 치명적이라는 점입니다. 하루동안 총 8시간을 앉아있더라도, 30~40분마다 일어나서 1~2분씩만 움직이고 돌아다녀도 독성의 상당 부분이 상쇄됩니다. 반대로 하루 6시간만 앉아있어도, 그 6시간이 3시간씩 두 번의 긴 덩어리로 이루어져있으면 대사와 혈관은 훨씬 더 크게 손상됩니다.
한국 고령층의 생활 패턴을 떠올려보면 이 ‘긴 덩어리 좌식’이 매우 흔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넷플릭스로 드라마 두편 이어 보기, 8시반 일일연속극 보고 9시 뉴스 이어서 보기, 누워서 휴대폰으로 영화 한편 보기만 해도 두세 시간은 금세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영화의 몰입도를 깨더라도, 집중하던 일을 잠시 멈춰두더라도, 30~40분 마다 한번 씩은 꼭 일어나서 기지개라도 켜고, 물이라도 마시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의외로 중요한 습관입니다.
운동으로 좌식생활의 독을 만회할 수 있나요
2016년 의학계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Lancet에 발간된 대규모 메타분석 (Ekelund et al., 공동저자:I-Min Lee 교수)은, 전 세계 약 100만명의 자료를 통합해 운동과 좌식생활의 관계를 분석했고, 놀라운 결론을 보여줍니다. 하루에 중강도 운동을 60~75분씩 하는 매우 활동적인 사람이라도, 하루 좌식시간이 8~10시간이면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계 관련 사망률이 여전히 10~20%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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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약 30 MET-시간의 운동(예: 6 MET 상당의 고강도 운동을 주 5회, 1시간씩)이라고 해도, 매일 8시간 이상의 좌식생활을 하면 전체 사망률은 여전히 높게 나타납니다.
** 매일 8시간 이상의 좌식생활의 독을 어떻게든 상쇄하려면, 매주 35.5 MET-시간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이는 6 MET에 준하는 고강도 운동을 한시간씩, 주 6회씩 꾸준히 시행해야 하는 수준으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양입니다.
운동의 플러스가 좌식생활의 마이너스를 완전히 덮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또 한가지 곱씹어 볼 것은, 분석한 결과지표가 "비만율"이라던가, “고혈압의 유병율” 정도가 아니라, 무려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계 관련 사망률"이라는 점입니다. “좌식생활을 줄이면 수명이 늘어난다”고 말해도 의학적으로 완벽히 타당한 말인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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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우선 1시간 씩 연속으로 앉아 있는 시간을 끊어내야 합니다. 나가서 걷기까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 몇 분만 일어나 움직이고 돌아다녀도 근육의 대사 스위치는 다시 켜집니다. 자꾸 시간 흐르는 걸 놓치고 오래 앉아있게 된다면, 휴대폰에서 매 시 정각마다 알람 울리게 해주는 기능이라도 켜봅시다.
다음으로 하루 총 좌식시간을 7시간 아래로 줄여봅시다. TV 시간을 1시간 줄이고, 해야 할 집안일은 없는지 괜히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할 일을 찾아봅시다. 아니면 TV를 보더라도, 서서 좌우로 움직이면서 봐봅시다.
따로 운동을 했더라도, 위 습관들은 여전히 지켜야 할 습관들입니다. “좀 있다 운동 좀 하고 퉁치지 뭐”라는 생각은 좋지 못한 전략입니다. 좌식생활은 전 세계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미 “현대판 흡연”에 비유될 만큼 강력한 독성을 가진 생활습관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Sitting is the new smoking",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현대판 흡연"입니다.
다음 회에서는 I-Min Lee 교수 연구진의 또다른 주요 연구 중 하나인, 걸음수와 건강의 관계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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