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의 대안이 아니다 — 예방의학으로서 접근하기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산림욕이나 피톤치드가 기존의 암 치료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암은 복잡하고 다면적인 질환이며, 진단과 치료에는 전문적인 의료가 필수적이다.
"산림욕과 피톤치드는 어디까지나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 기능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예방적 접근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산림욕의 가치는 병을 '치료'하는 데 있다기보다, 일상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건강을 뒷받침하는 보완적인 방법이라는 데 있다.
오감이 이끌어내는 '숲의 힘'
산림욕은 피톤치드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초록 풍경, 새소리와 물소리, 나무와 흙을 만지는 감각, 천천히 걷는 행위 — 다양한 자극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다. 리 박사에게 특히 중요한 요소를 물었다.
"중요도 순으로 말하자면 먼저 후각, 그다음이 시각, 청각, 촉각입니다. 바람이 온몸에 닿는 것처럼 오감 전체로 자극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맨발로 흙을 밟는 것도 촉각 자극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미각 — 그 지역의 향토 음식을 맛보고, 숲의 공기를 느끼며 물을 마시는 것도 산림욕의 일부입니다."
즉 산림욕이란 단순히 '숲을 걷는 운동'이 아니다. 숲의 향기를 들이마시고, 초록을 바라보며, 새소리를 듣고, 바람을 피부로 느끼는 것. 몸 전체로 자연을 받아들이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혈압과 수면에도 변화를
리 박사의 연구에서는 산림욕 후 교감신경의 긴장이 완화되고 부교감신경의 활동이 높아지는 경향, 그리고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의 감소가 보고되었다. 당일치기 산림욕 실험에서는 도심을 걸었을 때와 비교해 혈압이 낮아진 사례도 확인되었다. 물론 고혈압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보완적 건강 습관으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수면의 질과 기분 개선 등 산림욕과 정신 건강의 관련성도 연구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 중인 일본과 한국에 있어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이고 심신 기능을 좋은 상태로 유지할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다. 최근에는 산림 유래 성분이 고령자의 삼킴 기능에 미치는 영향 등, 고령자 돌봄에의 응용을 모색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사람'과 '숲'과 '지역'이 연결되는 의학
리 박사가 제창하는 산림의학의 근저에는 '사람의 건강', '숲의 건강', '지역의 건강'이라는 세 가지를 연결하는 사고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건강한 숲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숲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그 자체가 활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갖추어져야 비로소 산림욕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