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레트로 #복고 #열풍 #추억
#뜨거운코트를가르며너에게가고있어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강백호가 나를 불렀다. 극장으로
글 : 김봉석 / 작가, 대중문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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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 출처 : 네이버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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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4일 개봉한, 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월 13일까지 관객 수 290만 명을 넘었다. 첫 주에는 흥행 순위 2위로 시작했지만, 개봉 4주 만에 1위에 올라섰고 8주 차지 1위를 고수했다.
처음에는 30대와 40대 관객이 많았지만, 점점 10대와 20대로 확장되며 다양한 층으로 관객이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애니메이션 최고 관객은 379만 명의 <너의 이름은>이었고, 2위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261만 명이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넘어 2위를 차지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 <너의 이름은>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인지 다들 지켜보고 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그린 <슬램덩크>는, 1990년 일본의 만화 주간지 <소년점프>에 연재가 시작되어 1996년에 1부를 완결했다. 아직 2부는 나오지 않았다. 당시 일본에서는 농구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스포츠는 야구와 스모다. 만화 강국인 일본에는 다양한 스포츠 만화가 있다. <터치>와 <H2>, <거인의 별>, <메이저>, <4번타자 왕종훈>, <다이아몬드 에이스>, <크게 휘두르며> 등 야구만화가 제일 많고 축구의 <캡틴 츠바사>, 배구의 <하이큐>, 사이클의 <겁쟁이 페달>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만화가 나왔다. <슬램덩크>는 인기가 높지 않았던 농구를 대중에게 알린 만화로도 평가된다. 당시 <소년 점프>는 ‘야구 축구, 배구 이외의 스토리는 안 된다’는 이상한 원칙이 있었지만, 열렬한 미국 NBA의 팬이며 한때 농구선수도 했던 이노우에의 열성에 밀려 몇 달간 ‘시험적으로’ 게재를 결정했다. 예상을 깨고 엄청난 인기를 끈 <슬램덩크>는 1990년대 일본만화계의 최대 사건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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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는 한국의 만화잡지 <소년 챔프>를 통해서 1992년부터 연재를 시작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농구가 대단한 인기였다. 당시에는 위성과 케이블을 통해 미국의 NBA 관람도 가능했다. 국내에는 1983년부터 실업팀과 대학팀이 참가하는 농구대잔치가 있었다. 대체로 실업팀의 실력이 뛰어났지만, 80년대 말부터 중앙대, 고려대, 연세대 등을 중심으로 대학팀이 일취월장하며 실업팀을 능가할 정도가 되었다. 1996년에는 프로눙구 리그가 시작되었다. 1994년 MBC에서 방영한 <마지막 승부>도 농구를 소재로 한 인기 드라마였다.
1992년 연재된 <슬램덩크>는 농구가 성인은 물론 청소년에게도 인기를 끌던 때와 맞물렸다. <슬램덩크>는 국내 연재 당시 등장인물과 학교 이름 등을 모두 한국화했다. 일본 이름 대신 강백호, 서태웅, 송태섭, 정대만 등으로 바꾼 것이다. 지금까지도 한국 이름이 너무나 익숙하여 <더 퍼스트 슬램덩크> 번역에서도 한국 이름을 그대로 쓰게 됐다. 당시 <슬램덩크> 단행본은 총 31권으로 발행됐고, 2001년에 완전판을 낸 후 2015년에는 총 20권으로 디지털 복간판을 냈다. 한국에서 팔린 <슬램덩크>는 총 1450만 부 이상이다. <슬램덩크>는 만화에 이어 TV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되었다.
<슬램덩크>가 한국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많이 있다. 농구가 인기종목이라는 외부적인 환경도 있지만,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가 아주 높았다. 강백호와 서태웅, 정대만 등 캐릭터들의 개성이 출중하고 인물들의 관계성이 아주 좋았다. 데니스 로드맨을 떠올리며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강백호는 농구 초보다. 점프력이 좋고, 근성이 좋은 강백호는 여자를 짝사랑하여 무작정 농구부에 들어갔다가 농구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팀을 구성하여 겨루는 스포츠에 흠씬 빠지게 된다. 독불장군이 팀의 일원이 되어가는 것이다. 서태웅, 정대만, 윤대협 등 조연들도 흥미로운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저마다 독자를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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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채치수(좌), 강백호(우) / 출처 : 네이버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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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는, 주인공이 강백호나 서태웅이 아니라 가드인 송태섭이 된다. 만화의 마지막인 산왕고교와의 시합을 담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감독과 각본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맡았다. 기획은 다른 사람이 했지만, 최종적으로 스토리를 만든 것은 이노우에다. 이노우에는 20년 전의 원작을 똑같이 만드는 것은 싫다고 했다. 새로운 관점으로 원작을 보고 싶었고, 송태섭은 당시 더 많은 서사를 그리고 싶었던 캐릭터이기에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3학년인 채치수와 정대만, 1학년인 강백호와 서태웅, 사이에 끼인 2학년이며 팀의 모든 것을 이끄는 포인트 가드 송태섭. 빛나지 않지만 모든 것의 출발점인 가드 송태섭에게 많은 이야기를 부여하며, 가족의 이야기까지 넣은 것은 나이가 든 작가 자신의 시야가 더욱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슬램덩크> 이후 걸작으로 평가받는 <리얼>과 <베가본드>를 그린 작가답게 숙고한 결과물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다.
당시 독자를 사로잡은 것 하나는 <슬램 덩크>의 리얼한 농구 장면이었다. 농구는 몸과 몸이 가장 격렬하게 부딪치는 경기의 하나다. 땀방울이 흥건하게 바닥에 고이고, 선수들은 어깨로 상대방을 밀치며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원초적인 농구 경기의 흥미진진한 순간을, 리얼하면서도 극적으로 만화로 옮겨놓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연출력은 지금 보아도 탁월하다. <리얼>과 <베가본드>를 그리며 이노우에의 작화 실력은 그야말로 거장이 되었지만, <슬램덩크>는 약간 미숙해도 원초적인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된다. 농구 시합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슬램 덩크>를 보기 전까지는 미처 느끼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농구 시합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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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슬램덩크 챔프>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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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0년 전에 <슬램덩크>에 열광했던 30, 40대를 들끓게 했다. 1월 26일 여의도 더현대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는 한정판 피규어와 유니폼 등 각종 굿즈를 사기 위해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 인기 품목은 금방 매진됐다. 세븐일레븐은 롯데칠성음료와 손잡고 ‘슬램덩크 와인’을 선보였다. 올해 첫 베스트셀러는 <슬램덩크 챔프>였다. 영화 개봉을 기념해 발간된 <슬램덩크 챔프>는 애니메이션을 보기 전 <슬램덩크>를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전체 276화에서 이야기의 베이스가 되는 24화를 골라 수록한 책이다. 또한 신장판 <슬램덩크>가 무려 100만부나 팔려나갔다. 3040 세대의 열풍이 10대와 20대에게도 퍼져나가 지금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관객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 보고 들었던 영화, 만화, 소설, 음악 등은 깊숙하게 머리만이 아니라 몸에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젊은 날의 설렘과 열정을 쏟아부은 대중문화는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나면 더욱 더 불타오른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를 끈 것도 같은 이유다. 추억은, 복고는 끊임없이 돌아온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시절 영화나 음악에서 느끼고 열광했던 정서적 체험이 지금도 강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니라 과거의 충실한 재현이고, 영원한 청춘의 지속이다.
* 최근 극장가에서는 '슬램덩크'뿐만 아니라 1998년 개봉했던 영화 '타이타닉'이 재개봉해 관객을 모으고 있고, 음악에서는 90년대 걸그룹의 분위기를 풍기는 뉴진스가 차트를 휩쓸고 있습니다. MZ세대가 옛날 간식인 '약과'에 열광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레트로 문화가 각광받고 있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레트로 분야가 가장 반갑게 느껴지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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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나이가 들수록 힘들 때,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칼럼을 전해드렸습니다.
👉 지난주 칼럼 보기 링크
힘들 때,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으신가요?
한혜경 작가는 노화로 인해 자신에게 나타나는 신체적 취약성을 인정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내가 가치있고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독립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보다는 돌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이야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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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움을 가장 받고 싶으신지, 결과를 살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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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용 로봇이 보편화된다면 가장 받고 싶은 도움은? ✨
🥇 집안일(요리, 청소, 빨래) (41.4%)
🥈 간병 (27.6%)
🥉 말동무 (24.1%)
1위는 바로 집안일 이었습니다. 해도 티가 나지 않지만 하지 않으면 바로 티가 나는 집안일, 로봇에게 요청하고 싶은 도움 1위 였습니다!
2위는 '간병' 이었고,
3위는 '말동무' 였습니다.
간병과 말동무 모두 정서적 지원에 대한 마음도 엿볼 수 있는 항목인 것 같습니다.
기타 의견으로는 집안의 물건을 갖다주는 심부름,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 함께 걷기가 있었습니다.
투표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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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노후에 정말 필요한 정보만 골라서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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