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처음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의 내용을 보았을 때 상큼, 발랄하게도 노년기를 표현할 수 있음에 반가웠다. 출판사 서평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나이를 먹는 것은 누구나 가는 길을 걷는 일이다.
기쁜 일로만 가득한 건 아닌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울퉁불퉁한 길이지만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란 시의 구절처럼
나이를 먹었기에 보이는 풍경도 분명 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초고령 사회의 축소판이자 메시지집이다.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이른바 실버 세대인 어르신과의 생활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 서평에 더해 독자들의 리뷰도 줄을 잇는다. 재미있기도 하고 서글퍼지기도 하는 센류에 웃으며 공감했다는 리뷰가 넘쳐난다.
창작활동은 노인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노인들은 왜 센류를 썼을까. 올해 일흔아홉인 우리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엄마의 어렸을 적 꿈은 무대에 오르는 것이었다고 한다. 무대에 올라 조명을 받고 싶었는데 할아버지의 반대로 꿈이 좌절되자 무용하는 친구의 공연에 가서 꽃다발을 가져다줌으로써 무대를 밟아보았다는 에피소드를 자주 들려주셨다.
엄마는 일흔여덟에 꿈을 이루었다. 독립영화 <딸에 대하여>에 엔딩에 출연하면서 꿈을 이룬 것이다. 수많은 스탭과 함께 영화를 찍는 엄마의 모습은 당당하고, 밝고, 건강해보였다. 나는 엄마 곁에서 엄마의 시들어가는 표정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노인도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런 활동이 노년의 삶을 얼마나 다채롭게 하는지도 깨달았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에 담긴 센류를 지은 노년의 작가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일상에서 건져올린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유머러스한 시를 짓는 것은 현재의 기쁨이자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