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가다 ‘파쓰리’라고 적혀 있어 뭔가 보았더니 대파, 쪽파, 실파라고 씌어 있는 게 식당이었다. 골프에서 파쓰리(par3)는 그 홀에서 기준 타수가 3번이며 그것보다 더 적게 치면 언더(under) 파라 하고 그것보다 더 많이 치면 오버(over) 파라고 한다. 홀인원 해서 한 번 만에 넣으면 그 홀은 언더2(-2)가 되는 셈이다.
골프는 전반 9홀과 후반 9홀로 모두 18홀로 구성되어 있다. 파3 홀은 전반에 2개 후반에 2개 해서 모두 4개 있는 게 일반적이다. 사람들의 삶도 인생 전반과 후반이 있으니 비슷한 셈이다. 그래서 인생 후반의 파3(par3)를 말해보고자 한다.
인생 오전과 오후의 삶은 디지털적으로 변한다. 인생 오전에는 없다가 있어지고 인생 오후에는 있다가 없어진다. 젊을 때는 배우자가 생기고, 가족이 생기고, 직장이 생기고, 새로운 사회적 동료들이 마구 생겨난다. 하지만 인생의 오후에는 자녀가 같이 있다가 출가하고, 부모님이 있다가 안 계시고, 직장이 있다가 없어지고,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오다가 뚝 끊기고, 배우자가 곁에 있다가 없게 된다.
전자는 0에서 1로 후자는 1에서 0으로 변화한다. 그뿐만 아니라 인생 오후에는 사회가 보는 나의 가치가 갑자기 없어지고,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 사라지고, 설상가상으로, 나를 보호해주고 위로해주던 관계망이 사라진다.
이처럼 인생 오후에는 디지털에 가까울 정도로 변화가 급속하게 일어난다. 변화가 큰 만큼 받는 스트레스도 크다. 있다가 없어질 때 사람들은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화에 대해 페르소나(persona)를 바꾸고, 나의 가치를 부단히 지키기 위해 아레테(arête)를 실현하고, 관계망(relationship)을 확충하는 것이다. 영어의 앞 글자를 따면 PAR이고 3가지이니 PAR3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