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여행, 모녀여행만큼 재밌어지려면?
👉 글 : 한혜경 /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25가지> 저자, 前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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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서양 나라에 출장 갈 때마다 혼자 중얼거렸었다.
‘아, 나도 빨리 나이 들었으면.....’
그곳에서 만난 노인들이 너무나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 바쁘고 정신없는 얼굴로 뛰어다니는 젊은이들과는 딴판이었다.
또 하나, 부러웠던 건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아니, 이 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부부 사이가 좋은 거야?’
요즘엔 많이 나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서로 거리를 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걸어가는 우리나라 부부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세월은 흘러, 요즘엔 우리나라에서도 사이좋게 손잡고 다니는 부부, 사이좋게 국내외 여행을 다니는 부부를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했다. 언제부턴가 SNS에는 부부여행보다 모녀여행 사진이나 사연이 훨씬 더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부부여행과 모녀여행은 사진만 봐도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부부여행 사진은 비슷비슷한 배경에 포즈랄 것도 없는 무덤덤한 자세, 어색한 웃음과 표정이 특징이다. 반면 모녀여행 사진에는 재미와 재치가 철철 넘쳐흐른다. 사진 속의 딸들은 특이한 배경을 잘도 잡고, 옷도 센스있게 잘 입고, 포즈도 다양하고, 한마디로 활기차다. 엄마들의 모습도 부부여행 사진에서 보던 엄마와는 완전 다른 사람 느낌이다. 훨씬 더 잘 웃고, 젊어 보이고, 활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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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친구들 사이에서도 남편과 여행 다녀온 건 자랑거리도 아니지만, 딸과 다녀온 여행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친구들은 모두 한마디씩 한다.
“어머, 부럽다. 난 딸이 없어서 그런 여행도 못해보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부여행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모녀여행이라는 트렌드에 힘없이 밀리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모녀여행이 부부여행보다 더 좋은 것처럼 주목받는 작금의 분위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SNS에 부부여행보다 모녀여행이 더 많이 올라오는 이유에 대한 A씨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 모녀여행을 SNS에 자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라 딸들이다. - 딸들이 모녀여행을 좋아하는 건 엄마가 여행 경비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사실, 엄마들의 입장에서도 모녀여행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딸 눈치 보느라고 스트레스 받았다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SNS에 올라오지 않으니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나만 해도 여행 중에 별것도 아닌 일에 면박을 주며 짜증 내는 딸 때문에 기가 죽어있는 엄마들의 모습을 목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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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중요한 건, ‘부부여행이 왜 재미가 없는가?’ 혹은 ‘왜 모녀여행에 비해 재미가 덜한가?’ 하는 점이다. 내 주변에도, 평소 싸우다가도 여행만 가면 사이가 좋아진다는 부부도 있지만, 자유여행이든 패키지 여행이든 남편과 같이 다니면 속 터진다는 여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얼마 전 모임에서 부부여행 이야기가 나오자 여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패키지 여행이라 다른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는데, 매 끼니마다 짜다, 맛대가리 하나 없다, 타박을 하는 바람에 민망해서 혼났다.”
“우리 남편은 매번 김치 없냐, 고추장 없냐, 노래를 하더라.”
“모처럼 유럽 여행을 갔는데, 시아버지 모시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 아프다, 아직 멀었냐?,... 너무 힘들었다.”
“화장실 왜 돈 내나? 갈 때마다 투덜거리는데 창피했다.”
“불평은 잘하는데, 감탄은 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풍경에도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니 같이 다닐 맛이 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아내들의 입장에서 남편과의 여행은 칭얼대는 어린 아들이나 까다로운 어르신을 모시고 다니는 기분이라는 거다. 반면에 좋을 때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니 여행의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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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결론은 자명하다. 부부여행이 모녀여행만큼이나 재밌으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여행파트너로서 적당한 긴장감과 예의를 갖춰야 한다. 물론 이렇게 항의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긴장감과 예의라고? 부부끼리 그러는 거 아니지 않나?’ ‘그러려면 왜 여행을 가나?’
이해는 간다. 집에서도 신경 쓰지 않는 예의를 여행 가서 지킨다는 게 쉽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거꾸로 묻고 싶다. 우리가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면, 평소에 경험하기 힘든 텐션을 느끼고 서로 예의를 지키는 것이 여행의 목적과 의미에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라고.
여정이 좀 힘들어서 피곤하고,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나의 좋지 않은 기분이 여행 파트너에게까지 전달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내가 기꺼이 양보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런 식의 긴장감과 예의, 배려심을 여행지에서 경험할 수 있다면 여행이 재밌어지는 건 물론이고 부부간의 애정과 존경심도 깊어질 거라고 확신한다.
다음으로 부부여행에 필요한 건 감탄과 경청, 공감을 표현하는 능력이다. 여행에서 마주치게 되는 풍경이나 상황에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다.
‘우와, 멋있다! 예쁘다!’ ‘이번에 여행 오길 참 잘했다!’
모녀여행에는 넘쳐나는데 부부여행에는 없는 것이 바로 이런 감탄사와 느낌표다.
그리고 감탄사 뒤에는 반드시 경청과 공감의 리액션이 따라야 한다. 묵묵부답이나 침묵 속의 공감은 좋지 않다. 반드시 이렇게 맞장구를 쳐줘야 한다.
‘오, 그러네! 당신 말을 듣고 보니 더 멋있게 보이네!’
이 글을 읽으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남편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러니 평소부터 문자나 카톡에 느낌표나 하트 몇 개쯤 보내는 습관을 들이시라고. 혹은 여행지에서만이라도 당신의 내면에 숨어 있던 감탄과 공감능력, 표현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 당신의 부부여행에는 웃음과 추억이 가득할 것이고, 앞으로도 아내들은 모녀여행보다 부부여행을 훨씬 더 선호하게 될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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