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운동, 근력 vs 유산소 어느 것이 먼저?
👉 글 : 김재윤 / 재활의학과 전문의, 서울수정형외과의원 대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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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으신 분이라면, 이제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무슨 운동을, 얼마나 하면 되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근육연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즉 노년기 운동의 기본 원칙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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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에는 ‘역할 분담’이 있다
운동에는 분명한 역할 분담이 있습니다. 이 역할을 구분해서 이해하지 못하면, 열심히 운동을 하고도 정작 필요한 부분은 놓치게 됩니다. 의학적으로, 그리고 노화의 관점에서 보면 운동은 크게 세가지 축으로 나뉩니다. 바로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균형·유연성 운동입니다. 우리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골고루 적절한 비율로 먹어야 건강한 식단이 되는 것처럼, 운동도 위 세 가지 요소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유산소 운동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심장과 폐를 훈련시키고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자전거 타기, 수영, 조깅, 달리기 등과 같은 활동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운동들은 우리 몸이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쓰도록 몸을 훈련시키고, 심혈관계 질환과 사망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근력운동의 목적은 근육이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거나, 가능하다면 다시 늘리는 데에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근육을 단순히 ‘많이 움직인다’고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근육은 저항을 힘겹게 이겨낼 때 반응합니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계단을 오를 때, 몸무게나 외부 부하를 이겨낼 때 비로소 근육은 유지되거나 강화됩니다. 단순한 걷기가 근력운동으로 분류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균형·유연성 운동은 넘어지지 않기 위한 운동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는 낙상입니다. 낙상이 일어나는 순간은 찰나이지만, 그 배경에는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 내 몸의 위치, 움직임, 근육의 긴장 정도를 뇌가 스스로 인지하는 능력), 반사 속도, 몸통 근육의 안정성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노년기의 낙상은 골절을 시작으로 입원, 수술, 와상 상태, 기능 저하, 그리고 독립성 상실로 이어지는 중대한 분기점이 됩니다. 한 발로 서기, 방향 전환하기, 중심 잡기와 같은 운동들이 이 영역에 해당하며, 목표는 “힘”보다는 “조절 능력”에 가깝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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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에는 ‘근력운동’이 중심이다
우리는 그동안 유산소 운동을 가장 으뜸으로 취급해왔습니다.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건강의 대표 주자처럼 여겨왔습니다. 물론 유산소 운동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운동의 무게 중심은 점점 근력 운동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노년기의 건강을 무너뜨리는 직접적인 원인은 근력과 기능의 소실인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숨은 멀쩡한데, 의자에서 일어나기 힘들고, 조금만 비틀거려도 금방 넘어질 것 같은 상태의 중심에는 항상 근육 부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근력운동의 핵심은 ‘큰 근육’이다
근력운동이라고 하면, 아령을 들고 하는 팔 운동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노화 예방과 독립성 유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근력운동에는 분명한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바로 ‘큰 근육’을 먼저 지키는 것입니다.
노년기의 몸에서 특히 중요한 큰 근육으로는 허벅지, 엉덩이, 종아리, 그리고 몸통(코어 근육)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근육들은 단순히 힘이 센 근육이 아니라, 서기·걷기·앉기·버티기 라는 일상 기능을 직접적으로 담당합니다. 이 근육들의 건강은 노년기의 독립적인 생활 능력과 직결됩니다.
근력운동, 매일 해야 할까?
근력운동은 단순히 자주 한다고 효과가 커지지는 않습니다. 근육은 자극을 받는 순간에 커지는 것이 아니라, 자극 이후 회복 과정을 거치면서 단단해집니다. 적절한 저항을 통해 자극을 받은 근육은 미세하게 손상되고, 그 손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조금 더 튼튼해집니다.
이 회복의 시간을 거치지 못하면 근육은 적응할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그래서 같은 부위의 근력운동을 매일 반복하기보다는, 주 2회 정도로 간격을 두고 할 것을 권장합니다. 국내외 대부분의 운동 가이드라인에서 근력운동을 ‘주2회 이상’으로 권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부위를 주1회만 운동하는 경우에는 자극 간격이 너무 길어, 몸이 굳이 그 근육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반면 주 2회 정도의 빈도가 되면, 근육은 “이 기능은 계속 필요하다”고 인식하며 유지와 강화를 시작합니다.
하루에 몰아서 하지 말고, 근육군을 나누자
근력운동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의욕이 앞서 하루에 전신을 모두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특히 노년기에는 지속하기도 어렵고, 몸에 부담이 큽니다. 노년기 근력운동에서는 근육군을 나누어 번갈아 자극하는 방식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예를 들어 은 허벅지와 엉덩이를 위주로 운동을 했다면, 이틀 후에는 종아리와 몸통 근육을 중심으로 운동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나누면 각 근육은 충분한 자극을 받으면서도 다음 운동 전까지 회복하고 적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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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강하게, 얼마나 오래 해야 할까
“근력운동을 얼마나 힘들게 해야 하나요?”
“이 정도면 운동이 된 건가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운동의학에서는 반복최대치 (RM, repetition maximum) 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반복최대치란, 어떤 동작을 정확한 자세로 더 이상 반복할 수 없을 때까지 수행했을 때의 반복 횟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동작을 열 번까지는 안정적으로 할 수 있지만, 열한 번째부터는 더 이상 정자세를 유지할 수 없고 동작을 수행할 수 없다면, 그 운동의 반복최대치는 ‘10회 반복최대치 (10RM)’에 해당합니다.
근육은 이런 “한계에 가까운 자극”에서 가장 분명하게 반응합니다. 스무 번, 서른 번을 해도 여유가 남는 자극에는 근육이 굳이 지금 상태를 바꿀 이유를 느끼지 못합니다. 반대로, 두 번 하고 바로 지쳐버릴 정도의 과도한 자극은 근육을 단련시키기보다는 관절과 인대에 부담만 주고 운동의 지속성을 해칩니다.
노년기 근력운동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구간은 대략 10-15회 반복최대치 정도입니다. 열 번에서 열다섯 번쯤 반복했을 때 이제 한두 번 더 하면 자세가 흐트러질 것 같다”고 느껴지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이 정도 강도라면 근육에는 충분한 자극이 전달되면서도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을 세트로 나누어 적용하면, 한 근육군당 두세 세트만으로도 근육에는 충분히 명확한 신호가 전달됩니다. 하루에 두 개의 근육군을 대상으로 10-15회 반복최대치 수준의 운동을 두세 세트씩 시행하더라도, 전체 운동 시간으로 따져도 길어야 20-30분을 넘지 않습니다.
운동을 지속하다 보면 근력이 향상되면서 같은 반복최대치라도 사용해야 하는 무게가 점점 올라가게 됩니다. 지난달에는 5kg 아령으로 열 번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같은 무게로 스무 번을 해야 비슷하게 힘들다면 5kg은 더 이상 ‘10회 반복최대치’가 아닙니다. 이때는 무게를 올려 다시 열 번 정도에서 힘든 수준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변화가 바로 근육이 적응하고 강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매일 조금씩’보다 ‘정해진 날에 분명하게’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는 게 더 좋지 않나요?” 라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유산소 운동이나 활동량 관리에서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력운동은 조금 다릅니다.
근력운동은 애매하게 매일 하는 것보다, 정해진 날에 분명한 자극을 주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주 2회, “오늘은 근력운동 하는 날”이라고 분명히 정해두는 편이 근육에도, 습관 형성에도 훨씬 명확한 신호가 됩니다.
노년기의 근력운동은 무작정 많이 하거나 자주 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각 근육군을 기준으로 주2회 정도의 빈도로 자극하고, 충분한 회복 시간을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운동 시간이 길지 않아도 되고, 동작이 화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근육이 “아직 필요하다”는 신호를 꾸준히 받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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