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건강 관련 지출, 사후 여파도 고려해야
특히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은 병원 치료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필자의 집에는 13살 먹은 고령견(高齡犬)이 한 마리 있다. 강아지가 3살이었을 때, 당시 주인이 돌보기 힘들다고 유기견센터에 버리려는 것을 아내가 얻어와서 키운 게 벌써 10년이 지났다. 강아지 사료와 간식, 배변용 기조기를 구입하고, 미용을 시키는데 매월 15~20만 원 정도 들어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필자의 집 강아지는 10살이 되면서부터 피부병이 생겨, 피부병 전문 동물병원에서 1회당 15만 원이 들어가는 항알레르기 주사를 1년에 3~4회는 맞춰야 했다. 또 10살이 되던 해에, 동네 동물병원에서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시켰는데, 이 검진 비용으로 20만 원을 지출했다. 이와 별도로 눈(백내장) 건강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안과 전문 동물병원을 찾았고, 눈 정밀검사비로 22만 원을 지출했다.
강아지가 11살이 되면서부터 수술을 자주 받기 시작했는데, 이 비용 부담이 정말 컸다. 건강검진 결과, 신장과 방광에서 문제가 발견되어 외과전문 동물병원을 찾아가라는 조언을 들었고, 외과 전문병원에서 정밀검사 받는 데에 70만 원, 이어 신장 방광 수술을 받는 데에 74만 원이 들어갔다. 이 수술을 받은 후엔 6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하여 수술 효과를 체크해야 했고, 이 체크비용으로 1회당 16만 원씩 들어갔다.
그러나 일반 수술 비용은 암 치료 비용에 비해서는 별 게 아니었다. 필자의 집 강아지는 지난해 10월 방광 상태를 체크하는 과정에서 전립선암이 의심된다는 판정이 나왔고, 동물 종합병원에 해당하는 ‘2차 동물병원’으로 이송의뢰가 되었다(이때 동물병원에도 종합병원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2차 병원의 정밀검사(피 검사, 초음파 검사, CT 검사 등) 비용은 동네 동물병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전립선암을 체크하는 정밀검사비와 시술 비용으로 300만 원이 들어갔고, 암 확진 이후 1회당 76만 원이 들어가는 항암주사를 4회 받았다.
동물 암전문의 설명으론, 항암주사를 맞지 않으면 강아지가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고 하였는데, 강아지 주인인 딸아이는 “그냥 보낼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항암주사를 맞히겠다고 말했다. 항암주사를 맞으면 2~3주 후에 그 효과를 측정하는 초음파 검사가 필요한데, 여기에도 1회당 22만 원이 들어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반려동물 치료비는, 정말 걷잡을 수 없이 들어간다는 말을 필자는 새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고령(高齡)의 반려동물은 잦은 동물병원 출입에서 들어가는 치료비도 문제이지만, 사랑하는 반려동물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에 느끼는 상실감도 클 것이다. 그러나 노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고령자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외로움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주변에 적극 권유하는 편이다.
다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점과, 여기에 들어가는 양육비와 병원치료비, 장차 예상되는 이별의 아픔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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