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그램과 더불어 유튜브나 개별 블로그에서도 실버타운을 소개하는 채널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특히 유튜브나 블로그의 경우는 해외에서도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거주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된다. 그런데 일부 유튜브 채널과 블로거들이 소개하는 실버타운 소개 방식에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이 있다. 실버타운에 등급을 부여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과연 실버타운에는 등급이 존재할까?
필자는 실버타운에 등급을 부여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것에 반대한다. 시설은 입주 대상자나 입지, 서비스 목표 등에 따라 고유한 특징을 가지는 경우가 많고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도 그래야만 한다. 예를 들어 의료 서비스는 어르신들에게 중요한 요소인데 시설 인접 지역에 의료시설이 많은 경우 굳이 시설 내에 의료시설을 입지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주변의 의료시설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데 시설에 또 다른 의료시설을 설치해서 건축비나 인건비 등을 높이는 것은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일 수 있다.
반면에 주변에 의료시설이 없다면 의료시설 설치가 꼭 필요할 수 있다. 결국 의료시설을 설치했다고 좋은 시설이다 아니다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고 그에 대해 평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되거나 불필요한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평가는 소비자 선택의 기준으로만 기능하게 해야 하는 것이지 순위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버타운이 24시간 생활하는 생활시설이라는 것도 등급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텔은 3성급, 5성급 등 등급이 있지만 이곳은 계속 생활하는 시설이 아닌 며칠 이용하는 이용시설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버타운은 24시간 365일 생활하는 주거공간이면서 생활시설이기 때문에 등급이나 순위를 부여 했을 때 그곳에서 생활하는 입주자들에게 낙인효과를 줄 수 있다.
A 실버타운은 몇 등급, 몇 위라는 순위를 부여하게 되면 A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는 입주자들도 동일하게 몇 등급 시설에 살고 있는 노인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애당초 실버타운은 규모, 지역, 시설별 특징 등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세대수, 입지, 프로그램, 비용 등을 가지고 일률적으로 평가를 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일본의 유료노인홈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일본의 유료노인홈은 2023년 기준 1만 7천 개 이상이다. 이렇게 많은 시설들 중에 소비자는 자신에게 맞는 시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시설의 경우 실제로 직접 살면서 서비스를 받아보지 않으면 그 시설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시중에 나와 있는 정보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일본은 전국유료노인홈협회의 제3자 평가 제도라는 것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시설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평가는 하드웨어에 대한 평가가 아닌 ‘서비스’에 대한 평가이다. 일본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평가 지표에 대한 내용을 <표 1>과 <표 2>에 정리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