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무엇이든 해보겠다는 '존버정신'이 필요하다
최근 대기업들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신청자가 얼마나 마음이 복잡할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특히 회사를 나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지켜본 바로는 평소 깨끗한 사무실에서 몸이 편한 일을 해온 사람들의 경우, 일하려 해도 일이 없다거나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사례가 많았다.
5060세대의 장년층이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궂은 일 쪽팔린 일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해보겠다는 '존버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즉,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을 게 아니라 일에 적성을 맞추어야 한다.
필자도 한때는 사무직으로 3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능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회사를 나오기 5년 전부터 야간이나 주말을 이용하여 기능을 배웠다.
기능으로 진로를 바꾼 이유는 50대 이후에는 머리 쓰는 일보다 몸 쓰는 일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과 그 나이엔(?) 사무직으로 갈 수 있는 직장이 거의 없다는 현실적이 이유도 한몫 했다. 필자도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게 아니라 일에 적성을 맞춘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내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놀란 건 우리나라 기능공의 대부분이 5060이고 2030의 청년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젊은이는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였다. 처음엔 젊은이들이 쉽고 편한 것만 찾는다고 오해했는데 여러 일과 직업을 경험해 보니까 청년들이 건축 관련 일을 기피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건설 관련 일을 싫어하는 건 단순히 힘들고 더럽고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파트를 짓고 빌딩을 올리고 공장을 짓는 곳은 대부분 도시를 떠나 교외에 작업장이 있고 일반 대중교통이 접근할 수 없는 한적한 곳이 많다. 장거리 출. 퇴근을 해야 하고, 오고 가는 비용과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단체 합숙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하는 곳 주변엔 아무것도 없다.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점심 한 끼의 호사도 누릴 수 없다. 애인과 데이트도 해야 하고 친구들과 교류도 해야 하는 한창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에겐 그런 외로움과 밋밋한 일상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