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인터뷰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우리는 지금,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빠른 고령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금 먼저 그 길을 걸어간 나라, 일본. 그곳에는 어떻게 노후의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연구하고, 준비해온 이들이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그런 이들을 찾아가 묻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오래 사는 삶이 덜 막막할 수 있을까요? 먼저 고령화를 체험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말에는 지금 우리의 내일을 조금 덜 두렵게 해줄 힌트가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희 새로운 필진에 합류한 신미화 교수와 함께, 그들을 만나러 가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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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으로 무너졌던 중년 직장인, 500개의 인생을 만나고 다시 일어서다
👉 글 : 신미화 / 이바라키 그리스도교 대학 경영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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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노키 아라타 씨(70세)는 일본을 대표하는 은퇴 설계 전문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작가가 되기 전, 그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생명보험회사에서 일하던 중 47세에 찾아온 심각한 우울증으로 2년 반 동안 긴 터널을 지나야 했다. 어렵게 복직한 뒤, 그는 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품고 직장인 500여 명을 직접 인터뷰했다. 그 연구의 결실로, 관련 저서를 25권 집필했다. 그중에서도 2017년에 출간된 『정년 후』는 25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며,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평범한 중년의 한 남자가 어떻게 삶의 전환점을 통과해, 수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까. 그 여정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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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 후>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이 언론에서 유행처럼 번진 게 10년 전쯤이었어요. 회사원들이 술집에 모이면, 모두의 대화가 ‘퇴직하면 3,40년을 뭐하지?’ 였어요. 롤모델이 전혀 없었고 구체적인 가이드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이 책은 회사원이었던 제가 정년 전후인 회사원들과 직접 만나 그들이 직면한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유명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손이 닿을 수 있는 범위 내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점이 큰 차별화 요소가 된 것입니다. 그들의 경험담을 통해 독자들은 "정년 후"에 대한 불안감을 덜고, 또 다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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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쓰시기 전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셨지요?
“대학 졸업 후 생명보험회사에 입사해 승진을 거듭하며 순조로운 회사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회사 중심의 삶을 살아가던 저의 마음 속에는 더 높은 수입과 직책을 위해 무언가를 억지로 참아내는 나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년에 이르니 남은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하기 싫은 일을 반복하며 사는 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더군요. 47세에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마치 링 위에서 KO를 당하고 큰 대자로 뻗어버린 복싱 선수가 된 기분이었죠."
● 중년의 직장인, ‘마음 정년’을 맞이하다
그는 중년에 접어들면서 회사에서 일하는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상태를 ‘마음 정년’ 이라고 불렀다.
- 조직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
- 나만의 방식으로 자립하고 싶어.
-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없을까?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과 같은 회사원이었다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활기찬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런 사람들을 ‘변신자(転身者)’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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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정년 후>를 테마로 한 기업강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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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에 회사로 복직하면서 이제는 정말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복직 후 회사 규정에 따라 평사원으로 돌아왔고, 월급은 복직 전의 절반으로 줄었다. 복직 직후 상사와의 면담에서, 직책을 맡으면 연봉을 350만 엔(약 3,350만 원) 올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고민 끝에 이를 거절했다.
📌 50세이면 자녀의 교육비가 한창 필요한 시점 아닌가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우울증으로 고통받던 시기에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뭔가를 스스로 발산하고 싶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회사에서 지시받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주체가 되어 뭔가를 표현하고 싶었죠.
물론 많이 망설였습니다. 프로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회사원이면서 작가가 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전국적으로 저처럼 직장 생활과 작가 활동을 병행하는 사람은 5명 정도에 불과했고, 특히 중년 이후의 회사원을 인터뷰해 이야기를 발굴한 경우는 더욱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게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직책을 다시 맡아 부하 직원들이 생기면, 제가 원하는 취재와 집필에 전념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 뻔했습니다. 결국, 직책을 거절한 이 결단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전환점)이 되었습니다.”
📌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회사원으로서의 나’와 ‘작가로서의 나’ 사이의 균형을 잡기로 한 것이군요.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원과 작가라는 두 개의 자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름을 두 개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저 역시 쿠스노키 아라타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라 펜네임입니다. 두 개의 정체성이 있으면 서로를 오가며 기분 전환도 되고,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것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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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원에서 변신에 성공한 많은 분들을 취재해보니 어떠셨나요?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취재한 변신자들이 150명 정도에 이르렀을 때, 그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죠. 그들은 수입이 감소했음에도 모두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밝은 얼굴이란 단순히 잘생기거나 미적인 외모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소리, 태도, 분위기까지 포함해 주변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인상을 주는 얼굴이며, 나아가 정신적으로 충만하고 만족감이 묻어나는 얼굴을 말합니다.”
📌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사전 준비 없이 정년퇴직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정년 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된다면, 먼저 자신이 닮고 싶거나 본받고 싶은 사람을 찾아 대화를 나눠 보세요. 꼭 유명인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 보며 목표를 설정하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고, 자신의 부족한 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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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내가 무얼 잘했는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그때의 발자취에서 힌트를 얻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회사원으로서 나와는 다른,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과정과도 연결된다.
때로는 생활기록부에 적혀 있는 담임 교사의 소견이 커리어 전환에 중요한 힌트가 된다고 한다. 교사가 객관적으로 본 그 당시의 모습을 통해 내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소견들이 나중에 자신이 갈 길을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어릴 때의 작은 기쁨이나 관심사를 기반으로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망설인다. 그는 반드시 과거의 일과 단절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 본인이 해왔던 일을 전혀 무시하지 마세요. 물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겠지만, 그것 역시 인생의 과정입니다. 보물을 찾는 것처럼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어가는 탐색이 필요합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본인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입니다.
● 내가 모르는 인생의 황금기가 다가온다
그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진정한 황금기는 60세부터 74세까지의 15년이라고 주장한다. 40-50 대가 조직에서 중책을 맡으면 바쁘게 일하는 시기인 만큼 일반적인 생각과는 배치되는 의견이다.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이 15년의 황금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은 큰 손실입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며, 인생의 방향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정년 후에는 직장 생활보다 더 긴 8만 시간이 남는다고 하셨습니다.
“60세에 정년퇴직을 하면, 수면·식사·목욕 등 기본적인 생활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약 11시간의 자유 시간이 주어집니다. 75세 이후부터는 독립적인 생활이 점차 어려워진다고 가정하면, 하루 평균 자유 시간은 약 5.5시간으로 줄어듭니다.이를 평균 수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8만 시간이 됩니다. 이는 20세부터 60세까지 직장 생활을 통해 보낸 총 노동 시간보다 긴 시간입니다.
결국, 이 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전의 질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정년 후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내가 속할 ‘커뮤니티’를 찾아라
하루 11시간 씩 15년, 하루 5.5시간 씩 10년. 직장에 가지 않고 이 시간들을 어디서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까. 그는 ‘자신이 속할 커뮤니티’를 찾는 것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장소에서 정년 퇴직자들을 관찰하고 대화를 나눠 본 결과, 남성은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고, 여성은 가족이나 단체 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회사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남성일수록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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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공작을 좋아하는 사람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예 수업을 하거나, 유치원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죠.
또한,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지만, 관심 있는 분야의 강의를 청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Epilogue
최근 일본에서는 정년 후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커리어를 위해 대학으로 돌아가는 시니어들이 증가하고 있다. 젊은 시절 학업을 중단했던 사람들이 '미뤄둔 공부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다시 입학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대학교에서는 60세 이상을 위한 시니어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시니어 대학들은 단순히 학습의 장을 넘어, 경험을 나누고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커뮤니티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새로운 학습과 교류의 기회는 인생 후반기를 더욱 의미 있고 풍요롭게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다.
우리는 정년 후를 ‘남은 인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상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되돌아보면서,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했는지를 떠올려 보자. 그리고 오늘, 그 행복을 다시 찾기 위한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다면, 인생 후반기는 더 빛나는 시간으로 바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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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화 작가는 누구? 📘📘
일본 문부과학성 장학생으로 유학해 히토쓰바시와 게이오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지금은 이바라키 그리스도교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면서 시니어 비즈니스와 지역 활성화 같은 주제로 일본 곳곳을 직접 취재하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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