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만드는 영화
이번 영화는 직접적으로 이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과 표정들을 구성하는 요소들, 그 요소들이 내 안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장편 영화다.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 자회사인 픽사의 2015년작 <인사이드 아웃>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시점에 미네소타에서 대도시인 샌프랜시스코로 이사를 간 소녀 라일리를 따라간다.
문제가 발생했는지 짐도 도착하지 않은 새로 이사한 집. 아빠는 그저 전화기만 붙들고 있고, 새 학교와 친구들은 어색하기만 하고, 이전 학교 절친은 새로운 친구 사귄 게 못내 질투가 나고, 아이스 하키 선수였던 자신이 새 학교에서 실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자 라일리는 심한 무력감에 빠진다.
한편 라일리 안에서는 그녀의 감정을 담당하는 기쁨(노랑), 슬픔(파랑), 소심(보라), 까칠(초록), 버럭(빨강)은 이렇게 우울한 라일리의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리더 격인 기쁨의 과잉과 슬픔의 실수로 둘은 라일리의 핵심기억들과 함께 리콜 튜브를 통해 장기기억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남은 감정 멤버들은 고군분투하나 핵심기억을 잃은 본부에서 핵심기억들이 만든 중요한 섬(엉뚱, 우정, 하키, 정직, 가족)들이 붕괴되는 광경을 구경만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표류된 기쁨과 슬픔은 다시 본부로 복귀하려는 눈물겨운 여정이 그려지면서 기쁨을 비롯한 다른 감정 멤버들은 서로에 대한 인정과 이해 없이는 온전히 라일리의 감정과 기억들이 존재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과학적이고 화학적인 과정을 다양한 색감과 상상력으로 꽤 재미있고 감성적으로 잘 푼 <인사이드 아웃>는 분석 보다는 경험하고 느끼는 영화다. 그리고 그 경험이 나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