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약 1년간 한국 증시가 크게 올라 많은 사람이 주식시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투자는 장기 레이스라는 걸 이해하는 것입니다.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작은 문제가 생기자마자 포기하게 됩니다. 그렇게 투자에 실패합니다. 더 나은 접근법은 투자가 수십 년에 걸친 여정이라는 점, 대부분의 성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투자에 심리적 장벽을 느낍니다. 주식 투자를 회의적으로 보거나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어떤 관점의 전환을 제안하시겠습니까?
저축을 투자보다 우선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하지 않는 것 또한 하나의 ‘리스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모든 자산을 예금에만 두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 구매력은 잠식됩니다. 수십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보면, 리스크를 피하려는 선택이 오히려 가장 위험할 수 있습니다.
‘투자는 위험하다’는 생각에서 ‘투자하지 않을 여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사고를 바꿔야 합니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에게 그 답은 ‘아니다’일 가능성이 큽니다. 소득이 매우 높고 지출이 매우 낮은 경우가 아니라면, 장기적으로 구매력을 유지하고 늘리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모든 자산을 투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금액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광범위하게 분산된 인덱스 펀드에 적립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됩니다.
“장 보듯이 자주, 규칙적으로 투자하라”
최근 이란 사태를 비롯해, AI 관련 섹터 과열 논쟁이나 사모대출(private debt) 부실 리스크 등의 우려도 제기되는 가운데 장기투자자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제가 추천하는 마음가짐은 ‘Just Keep Buying(계속 사라)’입니다. 장 보듯이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자주, 그리고 규칙적으로 하십시오. 이는 시간 분산 효과를 줄 뿐 아니라 수십 년간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제공합니다. 저는 10년 넘게 이 방식을 사용해 왔고, 한 번도 주식을 팔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계속 사고 있습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인버스 ETF 등 하락에 대비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제는 시장 조정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역사상 이를 지속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없습니다. 몇 차례 성공하는 투자자는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식의 시장 타이밍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더 나은 방법은 하락에 베팅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자산을 매수하며 타이밍은 신경 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장기투자를 지향하지만 조정이 오면 사겠다며 기다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조정을 기다리는 전략의 문제는, 평균적으로 조정이 왔을 때의 가격이 처음에 살 수 있었던 가격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2017년 초에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당시 가격이 너무 높다며 큰 하락을 기다리겠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 3월 폭락이 왔을 때조차 가격은 2017년 초보다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더 비싼 가격에 사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일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싸게 산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기다린 대가가 조정에서 얻은 이익보다 더 클 수 있습니다. 앞으로 30년간 투자할 계획이라면, 오늘 가격이 그렇게까지 중요할까요?
자산을 막 형성하기 시작한 사람과는 달리 은퇴자의 경우 손실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생애 단계에 따라 투자 전략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핵심은 감수하는 리스크의 수준입니다. 나이가 들거나 가족·부양 책임 등 삶의 부담이 늘어나면 큰 하락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리스크를 줄여야 합니다. 이는 단기 미국 국채나 현금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투자 전략은 생애 부채(lifetime liabilities)가 변함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독신이 가족을 둔 사람보다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여야 할지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밤에 편히 잠들 수 있는 수준까지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증시 급등으로 많은 투자자가 상당한 평가이익을 보게 되었는데, 매도 시점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이익 실현은 생활상의 문제이자 세금 문제입니다. 급하게 의료비를 마련해야 하는 등 지출이 필요하다면 이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투자 수익에 부과되는 세금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낮은 세율일 때 미리 실현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이 두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 대부분의 투자자는 세금 부담 때문에 이익을 실현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평상시에는 매도 및 이익 실현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세금을 낼 때마다 투자 원금이 줄어들고, 이는 이후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기반 자체를 축소시키기 때문입니다. 매년 25% 세금을 내는 경우와 마지막에 한 번만 25%를 내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후자가 훨씬 더 많은 자산을 남깁니다.
“분산투자가 장기적으로 투자 위험 낮춰줘”
‘Just keep buying’은 장기 투자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급락이나 장기 약세장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됩니다. 이를 견디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분산투자하는 것입니다. 여러 자산군이 동시에 약세장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한 나라가 약세일 때 다른 나라는 괜찮은 경우가 더 흔합니다. 분산을 통해 장기 약세장을 겪을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대가도 있습니다. 한 시장이 크게 오를 때 그 상승을 모두 누리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일부 상승을 포기하더라도 분산투자가 장기적으로 투자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자산군뿐 아니라 시간에 대해서도 분산해야 합니다. 매주 혹은 매달 꾸준히 투자하면 서로 다른 가격에 매수하게 됩니다. 어떤 때는 비싸게 사고, 어떤 때는 싸게 사게 되는데, 이런 방식은 장기적으로 투자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국은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매우 크며, 대부분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합니다. 현재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에게 어떤 관점과 기준을 제시하시겠습니까?
과도한 레버리지는 피해야 합니다. 레버리지는 상승기에는 유리하지만 하락기에는 매우 위험합니다. 2008~2009년 미국 주택 위기 때 많은 사람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집값보다 높아지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집은 투자 상품이 아니라 소비재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제 조언입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도 많지만, 생각보다 리스크가 크고 거래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익률 높은 자산을 절세 계좌에 두는 쪽 선택해야”
‘자산의 위치(asset location)’, 즉 어떤 계좌에서 투자하느냐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연금계좌를 활용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는 건가요?
투자에 있어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투자 자산을, 특히 높은 수익을 거두는 자산일수록 일반 과세 계좌에 배치하느냐 절세 계좌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크게 벌어집니다. 당연하게도 후자의 성과가 훨씬 좋습니다. 저 역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IRA(한국의 IRP)와 401(k)(한국의 DC형 퇴직연금) 모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원한다면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절세 계좌에 두는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연금투자자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미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저도, 그 누구도 아니죠. 때문에 시간과 자산군을 초월해 작동하는 투자 방식이 필요합니다. 제가 에서 전하려 한 메시지도 그것입니다. 100년 이상의 데이터와, 어떤 상황에서도 투자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는 사고방식에 기반한 접근법입니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우리의 투자 방식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